호날두도 예외 없던 레알의 원칙, 감독 경질로 이어진 비니시우스 과보호 논란

레알 마드리드의 수장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냉정한 결단으로 유명하다. 구단의 상징과도 같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조차 예외 없이 떠나보낸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레알 마드리드 내부에서 벌어진 일련의 흐름은, 그의 원칙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앞에서는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글로벌 매체 ESPN은 16일(한국시간) 사비 알론소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비니시우스의 재계약 협상 구도가 급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알론소 감독이 재계약의 핵심 장애물로 작용해 왔으며, 그가 계속 지휘했다면 계약 연장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을 것이라는 내부 평가까지 전해졌다.
■ 감독 교체 이후 급변한 분위기
후임으로 부임한 알바로 아르벨로아 감독은 공개 석상에서 비니시우스를 적극적으로 치켜세웠다. 특히 다른 주축 선수들이 휴식을 취한 상황에서도, 코파 델 레이 알바세테전 출전을 자청한 비니시우스의 태도를 높이 평가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전술 기조의 차이를 넘어, 구단 수뇌부의 의중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즉, 비니시우스의 거취가 감독 인선과 무관하지 않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 엘 클라시코 이후 균열된 관계
알론소 감독 경질 직후, 또 다른 유력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해 10월 엘 클라시코 당시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비니시우스는 교체 직후 알론소 감독과 언쟁을 벌였고, 이후 터널을 통해 경기장을 먼저 떠나는 돌발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이후 비니시우스는 페레스 회장을 직접 만나 사과했지만, 동시에 현 감독 체제에서는 장기 재계약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이는 감독과 선수 간 신뢰 붕괴를 공식화한 계기였다는 평가다.
■ 숫자가 말해주는 미묘한 거리감
ESPN은 알론소 체제에서의 비니시우스 기용 방식을 구체적인 수치로 짚었다. 총 33경기에 출전했지만 풀타임은 단 9경기에 불과했고, 4경기에서는 교체 출전에 그쳤다. 공개적인 지지 발언과 터치라인에서의 포옹 제스처가 있었음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내 ‘업무적으로 예의 바른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더욱 의미심장한 대목은, 알론소 감독의 경질 이후 비니시우스가 작별 메시지를 남기지 않은 몇 안 되는 선수였다는 점이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번 감독 교체 과정에서 그의 영향력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레알 마드리드, 원칙보다 스타를 택했나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감독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레알 마드리드가 누구도 클럽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통적 기조보다, 차세대 에이스인 비니시우스를 중심으로 한 미래 구상에 더 무게를 실은 선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날두에게조차 냉정했던 페레스 회장이, 비니시우스에게는 유례없는 보호막을 친 배경 그 선택이 레알 마드리드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내부 갈등의 씨앗이 될지는 앞으로의 성과가 말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