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불펜 ERA 9위의 후폭풍, 전상현과 정해영 냉정한 연봉 평가
KIA 타이거즈의 2026시즌 연봉 협상 테이블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겼다. 지난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5.22(리그 9위)라는 성적은 단순한 참고 자료가 아니라 보상 기준을 관통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했다. 개인 기록보다 불펜 전체의 안정성과 결과를 우선하겠다는 구단 기조가 숫자로 드러난 셈이다.
■ 불펜 성적 9위, 연봉 정책에 그대로 반영
KIA는 15일 2026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48명과의 협상을 모두 마쳤다. 인상 25명, 동결 7명, 삭감 16명이라는 분포는 성과 중심 보상 원칙이 더욱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필승조 핵심으로 분류되던 투수들의 계약 결과는 구단의 시선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다.
■ 전상현, 헌신 인정하되 평가 절제
전상현은 기존 연봉 3억 원에서 1000만 원 인상된 3억1000만 원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 74경기 등판, 70이닝 소화로 불펜 내 최다 출장을 기록했음에도 인상폭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누적 이닝과 헌신은 인정하되 불펜 전체 성과와 경기 영향도를 함께 반영하겠다는 구단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 정해영, 세이브보다 안정성을 본 삭감
정해영은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연봉 3억6000만 원에서 6000만 원 삭감된 3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60경기 등판, 27세이브라는 표면적 기록에도 불구하고 평균자책점 3.79, 블론세이브 7개가 협상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는 단순 세이브 숫자보다 경기 안정성과 마무리 신뢰도를 중시하겠다는 평가 기준을 분명히 한 사례다.
■ 구단 기록도 예외는 없었다
전상현은 타이거즈 최초 100홀드, 정해영은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다. 그럼에도 KIA는 기록보다 팀 불펜의 실질적 성과를 우선했다. 불펜 평균자책점 리그 9위라는 현실 앞에서 예외는 없었다는 메시지다.
■ 조상우 FA 협상, 같은 기준선 위에 있다
이 분위기는 내부 FA 조상우의 협상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조상우는 지난 시즌 72경기에서 28홀드(팀 내 1위)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 3.90으로 압도적인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했다. 구위 저하 징후와 경기 내용의 기복 역시 평가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FA A등급인 조상우는 보상금 약 8억 원,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이라는 부담이 따른다. 이로 인해 타 구단들은 비용 대비 효율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협상 테이블은 사실상 KIA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구단은 초기 제시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강경하지만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현실성 낮은 이유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과거 조상우 트레이드 당시 지출한 현금과 지명권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낮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KIA와 조상우 모두 일본 스프링캠프 출국 전 계약 마무리를 희망하지만, 불펜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선수는 없다는 구단 메시지는 명확하다.
■ 결론: 개인 기록보다 불펜 구조가 기준
이번 연봉 협상과 FA 협상 흐름은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된다. KIA는 개인 기록이나 상징성보다 팀 불펜의 안정성과 경기 영향도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난 시즌 불펜 붕괴에 대한 책임을 감정이 아닌 구조와 수치로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단기 만족보다 중장기 불펜 재정비를 염두에 둔 선택으로 해석된다. KIA의 겨울은 조용하지만, 기준은 어느 때보다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