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MLB 명예의 전당 첫 득표! 의리표 논란과 한국 야구의 역사적 의미

한국 야구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다. 추신수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공식 득표를 기록했다.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은 지난달 2026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대상 명단을 발표했다. 추신수는 11명의 신규 후보, 15명의 기존 후보와 함께 이름을 올리며 한국 국적 선수로는 31년 만에 명예의 전당 투표지에 등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 무득표에서 첫 1표까지
투표권을 가진 BBWAA 기자는 최대 10명의 후보에게 표를 행사할 수 있다. 발표 초기까지 득표가 없던 추신수는, 미국 매체 ALL DLLS 소속 제프 윌슨 기자의 공개 투표로 마침내 1표를 확보했다.
윌슨 기자가 선택한 후보 명단에는 추신수를 비롯해 바비 아브레우, 카를로스 벨트란, 펠릭스 에르난데스, 앤드루 존스, 더스틴 페드로이아, 앤디 페티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지미 롤린스, 체이스 어틀리가 포함됐다.
■ 한국 출신 최고의 메이저리거이자 선구자
윌슨은 SNS를 통해 추신수를 선택한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그는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한국 출신 선수 중 최고 수준의 커리어를 남겼다며 리그 최상위권 출루 능력을 지닌 선수였고, 여러 시즌에서 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공수 겸비 외야수라고 평가했다.
또한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할 것이고, 그들이 바라볼 기준점이 바로 추신수라며 그는 길을 닦은 개척자라고 강조했다. 윌슨은 이 같은 상징성과 역사적 의미가 명예의 전당 투표지에 체크할 충분한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 성적과 기록으로 본 추신수의 MLB 커리어
추신수는 MLB 통산 1,652경기에서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OPS 0.824를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0홈런–100도루를 달성했으며, 이 기록을 따라온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뿐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통산 b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34.7로, 한국 선수 중 역대 최고 수치다. 이는 추신수가 단순한 장수 외야수가 아닌, 꾸준한 리그 평균 이상 전력이었음을 보여준다.
■ 냉정한 현실, 5% 벽은 높다
다만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역대 사례를 보면, bWAR 40 미만의 야수가 첫 투표에서 득표율 5%를 넘긴 경우는 극히 드물다. 2011년 후안 곤잘레스(38.7)가 5.2%로 간신히 기준선을 넘겼으나, 이듬해 곧바로 탈락했다.
윌슨 기자 역시 추신수가 과연 5%를 넘겨 다음 해 투표 명단에 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현실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 시점에서 추신수의 명예의 전당 도전은 입성보다는 ‘역사적 기록’의 성격이 강하다.
■ 의리표 논란 vs 의미 있는 1표
윌슨 기자가 과거 텍사스 레인저스 담당 기자였다는 점에서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논란도 제기됐다. 구단 담당 기자가 한 번 챙겨준 것에 불과하다는 반응과 명예의 전당 투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이번 득표는 성적을 넘어 한국 야구가 메이저리그 역사 속에서 공식적으로 기록된 순간이기도 하다. 과거 MLB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던 박찬호조차 아직 후보 자격을 얻지 못한 현실을 감안하면, 추신수의 첫 득표는 결코 가볍게 볼 장면은 아니다.
■ 결론
추신수의 명예의 전당 1표는 입성 가능성과는 별개로, 한국 야구의 국제적 위상과 역사성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의리표라는 시선과 역사적 1표라는 평가가 공존하지만, 적어도 메이저리그 공식 기록 속에 추신수라는 이름이 명예의 전당 투표 득표자로 남았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이 한 표는 결과가 아닌, 과정과 의미를 남긴 투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