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최다 안타 손아섭도 미계약, 2026 KBO FA 시장 왜 이렇게 얼어붙었나?

2026시즌을 앞둔 KBO 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이례적인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새해가 밝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차갑고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한 손아섭을 비롯해 즉시 전력감 선수들이 다수 미계약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대형 계약이 잇따르던 과거 FA 시장과 비교하면 분명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초반 과열, 그러나 빠르게 식은 시장
이번 FA 시장은 2025년 11월 18일 공식 개장과 동시에 뜨겁게 출발했습니다. 박찬호가 두산 베어스와 4년 80억원 계약을 체결하며 포문을 열었고 강백호 한화 이글스 4년 100억원, 김현수 KT 위즈 3년 50억원까지 잇따라 대형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이번 겨울은 큰 장이 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12월 초를 기점으로 시장 흐름은 급격히 둔화됐습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베테랑 최형우를 2년 26억원에 복귀시킨 이후 체결된 FA 계약은 대부분 원 소속팀 잔류에 그쳤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가까이 새 팀을 찾은 외부 FA 계약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큰손 구단들의 관망 전략
FA 시장이 얼어붙은 가장 큰 이유는 구단들의 투자 기조 변화입니다. 삼성, 한화, KT 등 전통적인 적극 투자 구단들조차 내부 전력 유지에 초점을 맞추며 지갑을 닫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보수 경영이 아니라 중장기 샐러리 구조 관리와 향후 대형 FA 대비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한화 이글스는 이미 강백호에게 대형 계약을 안긴 상황에서 차기 시즌 FA 자격을 얻는 중심 타자 노시환을 잡기 위한 재원 확보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손아섭 영입과 같은 추가 투자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손아섭의 가치와 현실적 제약
손아섭은 KBO 리그 역사상 최초의 3,000안타 달성을 노릴 수 있는 상징적인 타자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장벽도 분명합니다. 외야 수비 부담으로 인해 지명타자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이미 강백호를 보유한 한화의 팀 구성과 역할이 겹칩니다.
또한 손아섭을 영입할 경우 원 소속팀에 전년도 연봉의 150%에 해당하는 7억5천만원의 보상금이 발생합니다. 이는 계약금, 연봉과 별도로 발생하는 비용으로 구단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부담입니다.
잔류 가능성이 높은 자원들
시장에 남아 있는 다른 FA 자원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KT 위즈의 주전 포수 장성우는 팀 전력상 대체가 쉽지 않아 잔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조상우 역시 보상 선수와 고액 보상금이 동반되는 조건 탓에 외부 이적 시 출혈이 큽니다.
김범수는 강속구 좌완이라는 희소성을 갖췄지만, 커리어 전반의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협상 속도를 늦추고 있습니다. 구단들은 단일 시즌 성과보다 지속성 있는 퍼포먼스를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는 추세입니다.
홍건희와 달라진 시장 환경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시장에 나온 홍건희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부상 여파로 2025시즌 성적이 부진했고 여기에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으로 일본 불펜 자원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활용할 수 있게 된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불펜 자원들의 시장 가치를 전반적으로 끌어내리는 요인입니다.
전문가 시각: 선수 가치 하락이 아닌 구조적 변화
현재 FA 시장의 정체는 선수 개인의 가치 하락이라기보다 구단 경영 전략과 리그 환경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보상 규정, 샐러리캡 관리, 아시아쿼터 활용 등 복합적인 요소가 구단들의 의사결정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FA 시장은 시간이 해결할 가능성이 큽니다. 스프링캠프가 다가오고 전력 공백이 현실화되면 구단들은 다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과거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대형 계약이 쏟아지는 시장을 기대하기보다는 선별적 투자와 효율 중심 계약이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