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신인 박준현 행정심판서 학폭 인정, 키움 팬 여론 폭풍 예고.

2026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박준현이 프로 데뷔를 앞두고 중대한 암초를 만났다. 충청남도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가 그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공식 인정했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 보도에 따르면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8일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학교폭력 아님’ 결정을 취소했다. 이어 박준현의 행위를 피해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야기한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서면 사과 처분을 내렸다.

행정심판위는 재결문에서 박준현이 동급생 정모 군에게 ‘ㅂㅅ’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여미새(여자에 미친 XX)’라고 말한 사실에 주목했다. 이 같은 표현은 단순한 농담이나 일시적 언행으로 보기 어렵고, 피해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박준현은 지난 9월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188cm 큰 키에서 나오는 최고 157km/h 강속구를 앞세워,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까지 관심을 보인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드래프트를 앞두고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됐다. 동급생과 후배들이 박준현을 가해자로 지목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오랜 기간 괴롭힘과 폭언, 따돌림을 당했다”는 피해자 주장도 이어졌다.

당시 천안교육지원청 학폭위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학교폭력 아님’ 결론을 내렸다. 박준현 측은 이를 근거로 모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박준현은 “저는 떳떳합니다”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별로 신경 안 썼고, 그냥 하던 대로 했다”는 발언까지 내놓으며 논란을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준현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허위 사실 유포나 의혹 제기로 2차 가해를 할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키움 구단 역시 그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허승필 단장은 드래프트 당시 “북일고 학교폭력위원회의 결과를 존중한다”며 “학폭 사실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전체 1순위에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키움은 9월 24일 박준현과 계약금 7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0년 장재영(9억 원)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계약금이었다.

내년 시즌 1군 데뷔, 신인왕 경쟁, 그리고 화려한 프로 커리어를 향한 기대가 커졌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이번 행정심판 결과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자연스럽게 팀 선배 안우진의 사례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안우진은 2017년 휘문고 재학 시절 후배를 야구 방망이로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당시 학폭위는 서면 사과와 교내봉사 처분을 내렸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부과했다. 국가대표 자격은 영구 박탈됐다.

그럼에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는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안우진을 1라운드 2순위로 지명했다. 구단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자체 징계로 50경기 출전 금지와 1·2군 스프링캠프 불참 조치를 내렸다.

징계 기간 동안 안우진은 2군 숙소에서 떨어져 생활하며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징계가 끝난 뒤 1군에 데뷔했지만 ‘학폭 가해자’라는 꼬리표는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성장했음에도, 일부 팬들의 야유와 비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국가대표 영구 제명으로 병역 특례 기회도 사라져,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이번 결정으로 박준현 역시 프로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안우진과 유사한 구도에 놓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안우진이 서면 사과와 교내봉사 처분을 동시에 받은 것과 달리, 박준현은 서면 사과 처분만 내려졌다.

그럼에도 공식적으로 ‘학교폭력 행위’가 인정됐다는 점에서,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키움 구단 역시 드래프트 당시 학폭위 결과를 근거로 강하게 옹호했던 만큼, 이번 재결에 따른 후속 입장이 불가피하다.

현재 키움 히어로즈는 이번 행정심판 결과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수위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키움이 안우진 때처럼 구단 차원의 제재를 가할지, 혹은 다른 수위의 조치를 취할지 야구계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심의위 결과를 존중한다”고 했던 구단이 이번 행정심판 결과 역시 존중하는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