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계약 끝 김재환 FA 포기, 강정호 스쿨로도 부활은 없었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타자 김재환이 결국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미국 LA ‘강정호 스쿨’에서 타격 교정을 시도했지만, 기대만큼의 반등을 이루지 못한 채 두산의 ‘세대 교체’ 기류 속에서 입지가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KBO는 8일 2025-2026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김재환의 FA 미신청이었다.
김재환은 2021-2022 FA 시장에서 4년 총액 115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옵션 75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4년 동안 기복이 뚜렷했다.
2022년: 128경기 타율 0.248, 23홈런, 72타점, OPS 0.800
2023년: 132경기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 OPS 0.674
2024년: 136경기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 OPS 0.893 (부활)
2025년: 103경기 타율 0.241, 13홈런, 50타점, OPS 0.758
2024시즌 잠시 반등했지만, 2025시즌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오프시즌 동안 미국 LA에서 ‘강정호 스쿨’로 불리는 개인 트레이닝을 소화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다.
김재환의 FA 포기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오는 19일 예정된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두산 구단이 그를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호명단에 포함되면 팀 내 잔류가 유력하지만, 명단에서 제외될 경우 타 구단의 지명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두산은 김재환을 ‘일반 계약자’로 전환해 잔류시킬지, 혹은 세대교체 방향에 따라 비보호 카드로 둘지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두산은 FA 김현수 영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김재환에게 직접적인 ‘입지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는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해 2015년까지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이후 메이저리그(MLB)와 LG 트윈스를 거치며 통산 타율 0.312, 246홈런, 1,240타점을 기록한 KBO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로 꼽힌다.
흥미로운 점은, 김재환이 바로 김현수의 공백을 채운 후계자였다는 점이다. 2016년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4번 타자로 성장하며 두산의 중심 타선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이제는 김현수의 복귀가 김재환의 입지를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두산이 김현수를 영입할 경우, 좌익수와 지명타자 포지션을 놓고 김재환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두 선수 모두 수비 부담이 있는 베테랑 타자로, 사실상 동일 포지션 내 출전 시간 배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이 김현수를 품게 된다면 김재환은 주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위기에 놓이게 된다.
두산은 올해 중하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며 리빌딩과 전력 보강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김재환이 FA를 포기함으로써 절감된 예산을 김현수 영입 자금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재환은 팀 내 상징성이 있지만, 두산은 현재 리더십과 타격 안정감을 모두 갖춘 김현수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현수를 데려올 경우 팀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LG 트윈스 역시 김현수의 잔류 협상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