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월드시리즈 우승 후 은퇴 소감 "이제 던질 필요 없어 행복하다"
LA 다저스의 전설적인 좌완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18년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 속에서도 커리어 마지막 시즌을 팀의 백투백(2연패) 우승으로 마무리하며, 커쇼는 “이제 시속 142km 공을 짜내며 던질 필요 없어 행복하다”는 후련한 은퇴 소감을 전했다.
다저스, 0-3에서 기적의 역전... 25년 만에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정상
2025년 11월 2일(한국시간), LA 다저스는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Rogers Centre)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7차전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5-4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역전 우승에 성공한 다저스는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는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 만의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대기록이다.
총력전 속 ‘전설의 투수’ 커쇼의 마지막 불펜 워밍업
다저스는 뒤가 없는 경기에서 선발진 총동원 작전을 펼쳤다. 오타니 쇼헤이(31)가 2⅓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저스틴 로블레스키, 타일러 글라스노우, 에밋 시핸, 블레이크 스넬,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블루제이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커쇼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사사키 로키와 함께 불펜에서 몸을 풀었지만, 결국 등판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공식 등판은 월드시리즈 3차전으로, 올 포스트시즌 2경기 평균자책점 15.43을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쇼는 3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으며 완벽한 은퇴 무대를 완성했다.
커쇼의 은퇴 소감 “내가 원한 것 이상의 결말, 평생 자랑스러울 것”
경기 후 MLB.com과 MLB 네트워크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커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입니다. 정말 감사하고, 이렇게 경력이 끝난 건 내가 원했던 것 그 이상이에요. 홈구장이 아니어도 정말 멋진 결말이었습니다. 이제 시속 88마일(약 142km)을 짜내며 던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합니다.” 그는 이어 “마지막 경기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끝났다는 건 평생 자랑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상과의 싸움, 그리고 철완의 커리어
커쇼는 지난 9월, “몸 상태가 더는 버텨주지 못한다”며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2008년 다저스 데뷔 이후 18시즌 동안 한 팀만을 위해 던진 프랜차이즈 스타로, 통산 3052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다저스 역사상 최초의 3000탈삼진 달성 기록이다.
은퇴 발표 당시 그는 다음과 같이 솔직히 털어놨다. “이제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89마일(약 143km)에 불과합니다. 등, 골반, 어깨, 팔꿈치까지 멀쩡한 곳이 없어요. 투구 스타일을 바꿔야 했고, 건강하게 던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위대한 여정의 끝... ‘가을 커쇼’ 비판을 넘은 전설의 피날레
비록 포스트시즌 성적(41경기 13승 13패 ERA 4.62)으로 ‘가을 커쇼’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커쇼는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다저스의 상징으로 남게 됐다. 그는 팀의 백투백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며, LA 다저스의 영원한 레전드로 이름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