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테베스, 7개월 만에 상하이 떠난 진짜 이유
돈만 보고 중국으로 갔다는 평가는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당사자의 설명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아르헨티나 축구를 대표했던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테베스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중국행 배경을 직접 밝히며, 7개월 만에 끝난 상하이 생활의 이면이 재조명되고 있다.
■ 빈민가에서 세계 정상까지 상징적 커리어의 출발
테베스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 푸에르테 아파체 출신으로 남미 축구가 만들어낸 가장 극적인 성장 서사 중 하나의 주인공이다. 보카 주니어스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킨 그는 이후 코린치안스를 거쳐 유럽 무대에 진출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유벤투스 등 정상급 클럽에서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프리미어리그, 세리에A 우승은 물론 UEFA 챔피언스리그와 FIFA 클럽 월드컵까지 경험한 그는 단순한 스타를 넘어 결정적 순간에 강한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 2017년 상하이 선화 이적, 논란의 시작
커리어 후반부에 접어든 2017년, 테베스는 중국 슈퍼리그의 상하이 선화 이적을 선택하며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연봉 약 4,000만 유로, 한화로 약 600억 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보다도 높은 수준의 연봉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출전 기회는 제한적이었고 경기력 저하와 훈련 태도 논란까지 겹치며 중국 생활은 불과 7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고액 연봉 먹튀라는 프레임이 고착됐다.
■ 가족 전체 경제적 지원
최근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테베스는 이 선택의 배경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가 중국으로 간 이유를 돈이라고 단정하지만, 그들은 내 삶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테베스는 중국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목적을 명확히 밝혔다. “에이전트에게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대신 빈민가에서 가족을 완전히 빼내고 싶었고 이를 위해 집 15채를 사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형제와 삼촌을 포함해 약 15가정, 60명에 가까운 가족을 장기간 경제적으로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 선택의 기준은 다음 세대
테베스는 자신의 커리어 결정이 모두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한다. “내가 겪었던 가난, 불안, 선택의 제약을 가족과 아이들은 겪지 않길 바랐다. 더 나은 교육을 받고 더 넓은 세상을 보길 원했다”는 발언은 그의 축구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에 가깝다. 이 관점에서 보면 중국행은 커리어적 도전이라기보다 삶의 조건을 바꾸기 위한 현실적 선택에 가까웠다.
■ 축구적 실패, 그러나 인생의 맥락은 다르다
순수하게 축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상하이 선화 시절은 실패에 가깝다. 출전 경기 수, 경기력, 팀 기여도 어느 하나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인생 전체의 맥락에서 보면 이 선택을 단순한 먹튀로만 규정하기는 어렵다.
테베스의 중국행은 커리어의 하이라이트는 아니었지만, 가족과 공동체를 위해 감수한 선택이었다. 성적표가 아닌 삶의 결과로 평가해야 할 결정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 숫자 너머의 이야기
테베스는 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수다. 그러나 그의 선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봉과 경기 수치만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환경과 책임의 무게까지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다.
7개월 만에 끝난 상하이 생활은 축구적으로는 실패였을지 몰라도 그의 인생에서 반드시 설명되어야 할 하나의 장면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맥락을 이해할 때 카를로스 테베스의 중국행은 전혀 다른 얼굴로 보이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