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보강 없이 버텼던 롯데 김태형의 시간, 외국인 원투펀치로 반전 실마리 찾을까
롯데 자이언츠를 이끄는 김태형 감독에게 지난 두 시즌은 인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2024시즌부터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안고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팀은 2년 연속 정규시즌 7위에 머물렀다. 표면적인 순위만 보면 정체처럼 보이지만, 실제 과정은 훨씬 복합적이었다.
■ 상위권 가능성과 후반기 한계의 반복
2024시즌 중반과 2025시즌 초반까지 롯데는 상위권 경쟁이 가능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젊은 타자들의 성장세가 뚜렷했고 마운드에서도 새 얼굴들이 가능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즌이 깊어질수록 체력 저하와 선수층의 얇음이 동시에 노출됐고 이는 매년 비슷한 후반기 하락 패턴으로 이어졌다. 단기적인 흐름이 아닌 구조적 문제에 가까웠다.
■ FA 공백, 내부 전력 극대화의 한계
이 과정에서 가장 분명했던 변수는 외부 전력 보강의 부재다. 최근 KBO리그 하위권 팀들이 FA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과 달리 롯데는 비교적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2026시즌을 앞두고도 기대를 모았던 FA 영입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고 프런트와 현장은 다시 한 번 내부 전력 극대화라는 현실적인 선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는 김태형 감독에게 전술적 유연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 해답은 외국인 선발진, 가장 즉각적인 카드
결국 반전의 실마리는 외국인 선수, 그중에서도 선발 투수진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투수는 짧은 시간 안에 전력 상승 효과를 가장 확실하게 기대할 수 있는 카드다. 지난 시즌 롯데는 외국인 투수 구성 실패로 큰 타격을 입었다. 시즌 초반을 함께했던 자원들은 부상과 전략적 판단으로 이탈했고 시즌 말미 합류한 카드들 역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팀 성적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 로드리게스, 비슬리 역할이 겹치는 원투펀치
이러한 배경 속에서 롯데는 2026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우완 투수 엘빈 로드리게스와 제레미 비슬리를 나란히 100만 달러에 영입하며 외국인 선발진을 전면 개편했다. 두 선수 모두 현재 KBO 외국인 시장에서 선택 가능한 최상위권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번 외국인 투수 보강만큼은 롯데가 가장 공격적으로 잘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징적인 점은 두 선수의 위상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외국인 선발 조합과 달리 로드리게스와 비슬리는 상황에 따라 누구든 에이스급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상대 팀과 일정에 따라 선발 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 한화 사례가 보여준 이상적인 그림
이 구상은 지난해 한화 이글스가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조합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던 사례와 닮아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안정적으로 이닝을 책임질 경우 불펜 부담 감소와 함께 팀 전체 경기 운영이 달라질 수 있다.
■ 로드리게스의 힘, 비슬리의 안정감
로드리게스는 다수 구단의 관심을 받았던 자원으로 롯데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여 계약을 성사시켰다. 패스트볼 구위만 놓고 보면 리그 최상위권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이닝 소화력에 대한 물음표는 있지만 순수한 힘에서는 분명한 경쟁력을 지녔다. 일본프로야구 경험을 통해 아시아 무대 적응력을 갖췄고 메이저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간 이력 역시 활용도를 높이는 요소다.
비슬리는 최근까지 일본 무대에서 선발로 활약하며 안정적인 성적을 남겼다. 잦은 부상이 변수로 꼽히지만, 롯데는 메디컬과 투구 데이터 분석을 거쳐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준비된 선택에 가깝다.
■ 결론: 김태형 3년 차, 방향을 가를 열쇠
FA 시장에서는 조용했지만, 외국인 투수진에서는 분명한 변화를 택한 롯데다. 두 명의 외국인 선발이 제 몫을 해준다면 김태형 감독의 3년 차 시즌은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답답한 시간 끝에 이번 시즌만큼은 행복한 1선발 고민을 할 수 있을지 KBO리그 전체의 시선이 롯데의 외국인 원투펀치에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