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포 농담이 만든 착시, FA 시장이 김범수를 평가하는 현실
FA 시장에서 김범수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성적이나 최근 시즌 기여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한 유튜브 방송에서 언급된 이른바 ‘자주포 한 대 값’이라는 표현이 기사화되며, 선수의 실제 시장 가치와는 분리된 화제성 중심의 관심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해당 발언은 공식 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요구 조건도 아니었고 구단을 향한 메시지도 아니었다. 맥락상 농담에 가까운 표현이었지만, 일부 보도를 거치며 마치 FA 몸값에 대한 기대치처럼 소비됐다. 이 지점에서 FA 시장을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분리해야 할 것은 말과 평가 기준이다.
김범수의 실제 시장 포지션, 좌완 불펜 자원의 활용 가치
김범수는 좌완 불펜 자원으로서 분명한 전술적 활용 가치를 지닌 선수다. 좌타자 비중이 높은 상대 라인업을 상대로 한 매치업 상황에서는 분명한 선택지가 될 수 있고 리그 내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유형도 아니다.
다만 FA 시장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는 커리어의 축적 방식이다. 장기간 풀타임 핵심 불펜으로 검증된 이력보다는 특정 시즌과 역할에 국한된 활용 비중이 컸다는 점은 시장 평가에서 중요한 제한 요소로 작용한다. 구단들은 FA 협상에서 당장 쓸 수 있는 자원과 중장기 투자 대상을 명확히 구분한다.
불펜 FA의 구조적 한계,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김범수의 평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펜 포지션 자체의 구조적 한계를 함께 봐야 한다. 좌완이라는 희소성은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지만, 선발 투수나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아닌 이상 계약 규모가 일정 범위를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이는 김범수 개인의 한계라기보다 KBO FA 시장이 불펜 자원 전반에 적용해온 일관된 기준에 가깝다. 불펜 투수는 대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팀 구성과 시즌 상황에 따라 가치 변동 폭이 크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공유돼 있다.
시장 반응이 보여주는 현실적인 결론
실제 FA 시장의 반응은 이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자주포 발언 이후에도 구단들의 태도에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적극적인 영입 경쟁, 몸값 상승을 암시하는 움직임, 협상 구도의 재편 등은 아직 포착되지 않는다.
이는 김범수에 대한 저평가라기보다 불펜 FA 자원에 대한 기존 시장 판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화제는 있었지만, 계약 논리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발언과 시장 사이의 분명한 괴리
이번 김범수 사례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발언과 시장 반응 사이의 명확한 괴리다. 말은 단기적인 관심을 만들었지만, FA 시장은 이를 평가 요소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단들은 선수의 이미지나 여론보다
● 기록의 지속성
● 포지션의 구조적 가치
● 팀 내 역할 가능성
● 예산 구조
라는 고정 변수를 우선한다. 이는 FA 시장이 외부 이슈와 실제 평가를 철저히 분리해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론: 침묵은 무시가 아니라 기존 판단 유지다
김범수의 발언은 시장을 흔들기 위한 전략도 실질적인 요구 조건도 아니었다. 그리고 FA 시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라 기존 평가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에 가깝다.
이번 해프닝은 불펜 FA 자원에게 있어 화제성보다 구조적 기준이 얼마나 강하게 작동하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