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타율 없는 노시환, 5년 140억 거절 이유는? 한화 비FA 다년 계약의 숨은 계산법

5년 총액 140억원, KBO 리그 기준으로 보면 FA급을 넘어서는 초대형 계약이다. 그런데 이 제안을 거절한 선수가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의 중심 타자이자 국가대표 3루수 노시환이다.

최근 한화 이글스와 노시환의 비FA 다년 계약 협상이 알려지며 야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구단이 제시한 조건이 5년 140억원, 사실상 전액 보장에 가까운 구조였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한화 구단이 이를 명확히 부인하지 않으면서, 해당 조건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 5년 140억, 어느 정도 수준의 계약인가

이 조건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려면 비교가 필요하다.

● 송성문(키움): 6년 120억원

● 구자욱(삼성): 5년 120억원

● 나성범(KIA, FA): 6년 150억원

모두 최전성기 시점에 체결된 계약이다. 노시환에게 제안된 5년 140억원은 이들보다도 연평균 가치가 높다. FA 계약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금액이다.

■ 노시환의 가치: 희귀한 우타 거포 3루수

노시환은 KBO에서 가장 희귀한 자원 중 하나다.

● 우타 거포

● 30홈런-100타점 생산력

● 풀타임 출전 가능한 내구성

● 해마다 안정되는 3루 수비

● 만 26세(내년 기준)라는 나이

특히 수비 포지션까지 감안하면, 한화가 4년 100억원을 안긴 강백호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외국인 타자를 밀어낼 수 있는 국내 4번·3루수는 시장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 명확한 약점도 존재한다

다만, 계약 규모가 역사적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냉정한 검토도 필요하다.

노시환은 커리어 내내 3할 타율을 기록한 시즌이 없다. 2023년 31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뒤, 지난 시즌 24홈런에 그치자 다시 장타 욕심이 강해졌고 그 결과 헛스윙 증가, 타율 0.260 (시즌 중반까지는 2할 초반대), 병살타 22개 (리그 2위) 등 풀스윙 성향의 타자라는 점은 분명한 리스크다. 장타력은 리그 최상급이지만, 출루율·정교함 측면에서는 리그를 지배하는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다.

■ 그럼에도 거절한 이유는 분명하다

노시환이 5년 140억원을 거절했다면, 그 이유는 단순하다. FA 시장에서 더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

내년 FA 자격을 얻는 노시환은 지금과 비슷한 성적만 유지해도 우타 거포, 3루수, 젊은 나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연평균 30억원 이상 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 KBO에서 연평균 30억원을 넘긴 계약은 단 세 차례뿐이다. 이대호, 양의지, 김광현. 모두 리그를 대표하는 상징적 선수들이었다. 노시환은 그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 또 하나의 변수, 메이저리그 진출

여기에 해외 진출 의지도 변수다. 노시환은 과거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장기 계약은 곧 해외 진출 가능성을 제한한다. 그렇다면 어떤 금액이 제시되더라도, 지금은 사인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

■ 한화의 고민, 그리고 결론

한화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외국인 타자를 포기하면서까지 중심 타선을 맡길 수 있는 국내 3루수는 거의 없다. 그러나 5년 140억원을 거절한 선수에게 그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면, 연간 30억원을 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노시환은 분명 귀한 자원이다. 다만, 그가 과연 KBO 역사에 남을 계약의 주인공이 될 선수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이 협상은 단순한 몸값 논쟁이 아니다. 선수의 자신감, 구단의 리스크 관리, 그리고 KBO 시장 가치의 상한선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사례다. 앞으로의 성적이 모든 답을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