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가을야구 없는 피츠버그, 홈런왕 슈와버에 4년 1억 달러 제안.
‘만년 하위권’ 이미지가 굳어져 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내셔널리그 홈런왕 카일 슈와버와의 대형 계약을 추진하며 판 뒤집기에 나섰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피츠버그가 슈와버에게 4년 계약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총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 1억 달러(약 1,3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는 2015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뒤 2016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근 2시즌 연속 지구 최하위에 머물며 리빌딩 모드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희망은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사이영상을 동시에 거머쥔 특급 에이스 폴 스킨스뿐이다. 스킨스를 제외하면 ‘꿈도 희망도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전체 전력은 초라한 상황이다.
이런 피츠버그가 FA 시장 최대 거포 중 한 명인 슈와버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큰 화제를 낳고 있다. 구단이 스킨스의 서비스 타임 내에 포스트시즌 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검토하는 행보로 읽힌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적지 않다. 디 애슬레틱은 피츠버그의 슈와버 영입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홈구장 PNC 파크의 성향이다. PNC 파크는 대표적인 투수 친화 구장으로 꼽히며, 순수 장타형 타자에게는 최적의 환경이 아니다.
슈와버는 타격을 제외하면 수비·주루에서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는 전형적인 공격 특화형 선수다. 같은 조건이라면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변수는 자금력이다. 피츠버그가 빅마켓 구단들과의 몸값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따른다.
슈와버의 장타 생산력은 포지션 제약이 있음에도 여러 팀이 매력을 느낄 만한 카드다. 지명타자 혹은 코너 외야 자리를 필요로 하는 팀이라면, 4년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11년 차를 맞은 슈와버는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162경기에 나서 타율 0.240, 56홈런, 132타점, 출루율 0.365, OPS 0.928을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를 제치고 개인 통산 두 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리그를 뒤흔들었다. 그 활약을 바탕으로 MVP 투표에서도 2위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이런 슈와버에게 피츠버그가 과감한 러브콜을 보냈지만, 실제로 결실을 맺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사이영상 에이스 스킨스를 앞세워 ‘만년 하위권’이라는 꼬리표를 떼고자 하는 피츠버그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