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우승의 마침표, 포옛 감독과 전북의 준비된 결별이 가까워진다
전북 현대가 K리그1 우승과 코리아컵 정상을 동시에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썼지만, 팀을 정상으로 이끈 거스 포옛 감독과의 동행은 예상보다 빠르게 끝날 전망이다. 영광의 순간 뒤에 감춰졌던 준비된 이별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 포옛 감독, 시즌 종료 후 사퇴 의사... 코리아컵까지 집중하겠다
전북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포옛 감독은 약 2~3주 전 이미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관계자는 포옛 감독이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코리아컵까지는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타노스 코치 사안뿐 아니라 시즌 내내 코치진 전반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세부 정리는 남아 있지만 공식 발표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처음부터 예견된 결별? 유럽 경험 풍부한 포옛의 K리그 선택 배경
포옛 감독의 조기 이별 가능성은 지난해 12월 부임 당시부터 제기됐다. 브라이턴, 보르도, 레알 베티스 등 유럽 빅리그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그는 한국행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선덜랜드 이후 내리막을 겪고 그리스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반등이 필요했던 시점, 전북의 ‘재건 프로젝트’는 포옛에게도 매력적인 무대였다는 평가다.
K리그에서 성과를 내면 다시 유럽의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이어졌고, 전북이 시즌 초반부터 무패 행진을 기록하며 선두를 내달리자 이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 유럽의 관심, 그리고 거절... 그러나 남아있던 불씨
실제로 포옛 감독은 지난 10월 K리그1 조기 우승 확정 뒤 6월 유럽 팀들로부터 제의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제안을 거절하고 우승에 집중했지만, 축구계에서는 시즌 종료 후 유럽행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평가가 꾸준했다.
특히 겨울 이적시장 중 유럽 리그는 시즌 중반이기에 부담이 크고, 여름 이적시장은 충분한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어 2025년 여름 결별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 결정적 발언, 타노스 코치 징계 이후 코치진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것
포옛 감독은 12월 K리그 대상 시상식 이후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인종차별 논란으로 중징계를 받은 마우리시오 타리코(타노스) 수석코치 사건을 언급하며 내 코치진을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것과 같다. 이런 결정은 우리 사단이 한국에 남기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그의 발언 시점과 전북에 전달된 사퇴 의사를 대입하면, 포옛 감독은 이미 코리아컵 결승을 앞두고 한국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 난감해진 전북, 새 시즌 설계도 포옛 방식으로 짜여 있어 혼란 불가피
문제는 전북의 다음 시즌 준비가 이미 포옛 감독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는 점이다.
● 스페인 전지훈련지 답사
● 선수단 구성 관련 협의
● 조기 우승 이후 구단과의 세부 계획 조율
새로운 감독이 오더라도 기존 틀을 크게 바꾸기 어려운 구조다. 이는 지난해 김두현 감독 퇴임 후 포옛 감독이 큰 변화 없이 팀을 인수했던 상황과도 유사하다. 전북은 지난 여름 이미 포옛 감독의 유럽행 가능성을 인지하고 차기 사령탑 후보군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그 숨겨진 플랜이 드러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 더블 달성 뒤 찾아온 전환점, 전북의 선택이 K리그 판도 좌우할까
포옛 감독의 거취가 조만간 공식화되면 전북은 더블 우승의 기쁨을 뒤로한 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그가 남긴 전술적 자산과 철학을 이어갈지, 완전히 새로운 방향성을 선택할지에 따라 전북은 물론 K리그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포옛 감독의 행보와 전북의 선택, 그리고 향후 감독 선임 절차까지 모든 관심이 전북 현대로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