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는 사이드암 투수에 불리하다는 양현종의 소신 발언.
KIA 타이거즈의 대투수 양현종이 사이드암 투수에게 불리한 ABS 판정 시스템의 현실을 솔직하게 밝혔다. 최근 방출 통보를 받은 전 KIA 필승조 박준표의 상황을 언급하며, ABS가 사이드암 투수에게 특히 치명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양현종과 박준표는 28일 방송된 유튜브 ‘사이버 윤석민’에 함께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석민을 중심으로 이범석, 박지훈, 심동섭 등 전 KIA 투수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현역 선수로는 양현종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뒤늦게 합류한 박준표에게 윤석민은 “올해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방출 소식을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준표가 진흥고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고 있다”며 “성실하고 실력 있는 선수니 다른 팀에서 꼭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윤석민이 왜 경기 출전이 어려웠는지 묻자, 박준표는 “볼 스피드는 예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볼 끝 힘이 조금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양현종은 “ABS 영향도 크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윤석민이 “언더핸드나 사이드암 투수들이 ABS에서 특히 손해본다더라?”라고 질문하자, 양현종은 “보더라인에 공이 걸쳐도 진짜 안 잡아준다”고 단언했다. 이어 “포수가 걸쳤다고 생각하는 위치에서도 앞뒤로 다 안 잡힌다. 사이드암은 정말 힘들다”고 강조했다.
양현종은 KT 고영표의 예를 들며 “고영표는 선발이라 투구 수가 많아 높은 변화구로 길게 승부하지만, 박준표처럼 한두 개 승부해야 하는 필승조 스타일은 ABS가 훨씬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박준표 역시 “스트라이크존에 조금 더 몰리게 던져야 한다는 느낌이 있다”며 “사이드 쪽 공략은 잡아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체감된 어려움을 털어놨다.
박준표는 2013년 7라운드 지명 후 13년 동안 KIA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다. 경찰청 제대 후 2019년에는 49경기 5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20년에는 7승 1패 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7이라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KIA 필승조의 중추 역할을 맡았다. 이후 기복이 있었지만 2023년에도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재도약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ABS가 전면 도입된 2024년에는 1군에서 8경기 6이닝에 그치며 입지가 급격히 줄었다. 올해는 1군에 단 한 번도 콜업되지 않았고, 2군에서도 18경기 평균자책점 6.27로 부진을 겪었다.
결국 그는 지난 10월 5일 서건창, 김승현과 함께 웨이버 공시되며 KIA와 작별을 맞이했다. 윤석민은 “준표가 이 정도면 왜 못 뛰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양현종도 “너무 아까운 선수다. 어디든 분명히 된다”며 후배에게 희망을 건넸다. 이에 윤석민은 “가서 복수해라.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하면 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ABS 시대에 사이드암 투수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가운데, 박준표가 새로운 팀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