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삼성 복귀설, 기아와 FA 협상이 더딘 이유.
KIA 타이거즈가 간판 지명타자 최형우와의 FA 협상에서 예상보다 더딘 속도를 보이면서 시장 판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사이 최형우의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가 본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잔류 협상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1983년생 최형우는 내년이면 만 43세가 되는 베테랑이지만, 생산성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KIA가 최근 1년 전 1+1년 비FA 계약(총액 22억 원)을 안기며 극진한 대우를 했던 이유도 바로 이 '지속성'이었다. 연봉 20억 원에 옵션 2억 원이라는 구성 역시 당시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최형우는 그 기대를 정확하게 충족시켰고 +1년 계약도 무리 없이 실행시켰다.
올 시즌 최형우는 133경기 타율 0.307, 144안타, 24홈런, 86타점, OPS 0.928로 팀 공격을 사실상 혼자 이끌었다. OPS·출루율·장타율·홈런 모두 상위권이며,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도 사실상 확정이라는 평가다. KIA 타선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서도 버텨낸 배경에는 “최형우의 건강한 시즌”이라는 평이 일관되게 나온다.
문제는 나이와 계약 기간이다. KIA는 최근 내부 FA(김선빈·김도영의 포지션 전환 문제, 전체 샐러리캡 구조 등)에 큰 숙제를 안고 있고, 동시에 예측 가능한 하락 곡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선수 측은 자신이 직접 증명해 온 성적을 바탕으로 “베테랑 FA들의 기준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합당한 평가를 원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최형우의 3년 47억 원 계약은 불과 며칠 전 체결된 김현수의 KT행(3년 50억 원)의 기준점으로 재조명됐다. 이는 곧 최형우의 협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최형우는 연봉 10억 원이었기에 보상금은 15억 원으로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한화·KT·두산 등 타 구단의 대형 FA 행보’에 비해 포지션 공백이 명확한 삼성은 즉시 전력 지명타자를 필요로 하는 팀이다. 게다가 슈퍼스타가 친정팀으로 복귀하는 시나리오는 늘 매력적인 카드다.
아직까지 삼성의 오퍼가 KIA의 잔류 의지를 흔들 만큼 강하다는 정황은 없지만, 협상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흔들리기 마련이고, 예측 불가한 변수가 많아진다. KIA가 “레전드 대우”라는 명분을 지키며 협상을 마무리할지, 아니면 삼성의 실질적 구애가 힘을 얻기 시작할지, 이번 협상은 FA 시장 전체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