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프로야구 출범, 포수 김현아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 지명.
한국 여자야구 사상 가장 큰 이정표가 세워졌다. 여자야구대표팀 핵심 선수 4명이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Women’s Pro Baseball League) 창설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으며 사상 첫 한국인 WPBL 진출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WPBL은 1943~1954년 운영된 올-아메리칸 걸스 프로야구 리그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출범하는 여자 프로야구리그로 첫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대표팀 주전 포수 김현아는 보스턴의 선택을 받으며 1라운드 전체 4순위에 지명됐다. 강한 장타력과 안정적인 투수 리드 능력을 갖춘 김현아는 현지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드래프트 상위권이 유력했다. 이화여대 출신으로 대표팀 중심 타선을 책임져온 그는 한국 여자야구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대표팀 에이스 김라경은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뉴욕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라경은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했고, 2022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장기간 재활을 버티며 꿈을 이어왔다. 이후 일본 실업리그에서 활약하며 기량을 인정받았고, WPBL 구단들의 강한 관심을 받았다.
대표팀 유격수 박주아는 2라운드 전체 33순위로 샌프란시스코에 지명됐다. 중앙대 재학 중인 박주아는 강력한 어깨와 안정적인 수비 능력, 타격 생산력까지 갖춘 ‘올라운더’ 자원으로 평가되어 왔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대표팀에서 꾸준히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켜온 선수다.
또 다른 대표팀 출신 박민서는 6라운드 전체 115순위로 뉴욕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어릴 적부터 남자 선수 사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천재 야구 소녀’로 불렸지만 고교 시절 환경 문제로 골프 선수로 방향을 틀었던 독특한 이력이 있다. WPBL 출범 소식을 듣고 다시 야구 훈련을 시작해 결국 드래프트 지명까지 이뤄낸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WPBL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 등 4개 팀 체제로 운영되며, 지난 8월 트라이아웃을 거쳐 드래프트 참가자를 선발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총 120명이 지명됐으며 한국 선수 4명이 포함되면서 한국 여자야구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대표팀 선수들이 아마추어 환경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경쟁하게 되면서, 한국 여자야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차세대 선수 육성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