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쿼터, 한화 손혁 단장이 직접 밝힌 왕옌청 영입 비하인드.
한화 이글스가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쿼터 선수로 대만 출신 좌완 투수 왕옌청(23)을 영입했다. 내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제도를 겨냥해 일찌감치 움직인 전략이 주효했다.
한화 구단은 13일 공식 발표를 통해 “일본 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이던 왕옌청(국적 대만, 2001년생, 180cm·82kg)과 연봉 1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어 “왕옌청은 대만 국가대표 출신으로, 최고 시속 154km의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올 시즌 일본 이스턴리그(2군)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10승(2위) 5패 평균자책점 3.26(3위)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왕옌청은 2019년부터 라쿠텐과 국제 육성 계약을 맺고 일본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스턴리그 통산 85경기 343이닝 20승 11패 평균자책점 3.62, 248탈삼진을 기록했으며, 올 시즌에는 22경기 116이닝을 던져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증명했다.
한화는 왕옌청을 내년 시즌 선발 후보군으로 분류했다. 손혁 단장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투수라고 판단했다. 실전 피칭을 세 차례 확인했는데, 100구를 넘어서도 구속이 유지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슬라이더 외에도 체인지업, 커브, 스플리터까지 던지는 투수로,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 적응만 잘 한다면 즉시전력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손 단장은 “현재 팀 선발진에 좌완은 류현진 한 명뿐이다. 왕옌청의 합류로 좌우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며 “KBO리그에는 좌타 강세 팀이 많기 때문에 좌완 선발의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왕옌청을 영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 집중 스카우팅 전략’이 있었다. 대부분의 구단이 미국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외국인 선수 리스트를 작성하는 동안, 한화는 2월부터 스카우트 전원을 일본 오키나와로 파견했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의 스프링캠프를 세밀하게 분석하며 아시아쿼터 자원 탐색에 집중한 것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손혁 단장과 구단 수뇌부가 직접 일본 현지를 수차례 방문해 선수들을 점검했고, 최종적으로 가장 안정적이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원으로 왕옌청을 선택했다”며 “젊은 나이에 이미 프로 무대에서 풀타임 선발 경험을 갖춘 점이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