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백업에서 플레잉코치로 새 출발, 이재원의 두 번째 야구 인생

한화 이글스 포수 이재원이 2026시즌부터 선수와 코치를 겸하는 플레잉코치로 새 출발한다.

한화는 11일 이재원을 플레잉코치로 공식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재원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 후배들을 이끄는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감안해 플레잉코치 제안을 했고, 이재원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재원은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입문했다. 통산 1,596경기에서 타율 0.274(4,172타수 1,144안타), 110홈런, 640타점을 기록했다. 2008년과 2018년 SK, 2022년 SSG에서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며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히 2018시즌에는 타율 0.329, 17홈런, 57타점, OPS 0.917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그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SK와 4년 총액 69억 원의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포수 최고 대우였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우승 영웅’에서 점차 비판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결국 한화로 이적한 뒤에는 백업 포수로 팀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이재원은 묵묵히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했고, 젊은 포수 김형준·최재훈 라인 성장의 그림자 역할을 자처했다. 한화 구단은 이런 헌신과 팀 내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며 지도자 입문을 제안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재원은 현역 시절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투수 리드 능력을 갖춘 선수였다. 특히 젊은 포수들이 그의 조언을 따르며 성장했다”며 “팀의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해 그가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은 “야구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게 돼 감사하다. 여전히 선수로서의 책임도 다하겠지만, 동시에 코치로서 후배들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4년 69억 원의 대형 계약 이후 힘든 시기를 견딘 그는, 이제 유니폼 색은 달라졌지만 ‘포수 리더십’이라는 본연의 역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화의 세대교체 속에서 그의 경험은 젊은 팀을 안정시킬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