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FA를 앞둔 손아섭, 한화의 선택은?
2025시즌 프로야구는 손아섭과 한화 이글스의 특별한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우승’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갔지만, 결과적으로 두 주체 모두 꿈에 닿지 못했다. 이제 손아섭은 세 번째 FA 자격을 얻으며 커리어의 새로운 기로에 서 있다. 과연 한화는 이 베테랑 타자와의 동행을 이어갈까.
손아섭, KBO 통산 최다 안타의 사나이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데뷔한 손아섭은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2618개)를 기록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정교한 콘택트 능력으로 2012·2013·2017년 세 차례 최다 안타 타이틀, 그리고 2023년 타격왕과 최다 안타 동시 석권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화려한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손아섭에게는 늘 하나의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한국시리즈 무대 경험의 부재였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여러 차례 밟았지만, 정작 우승의 영광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한화와 손아섭, 우승을 향한 맞손
한화 이글스 역시 손아섭과 마찬가지로 우승에 목말라 있던 팀이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고, 2023년 9위, 2024년 8위로 부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2025시즌 들어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 원투펀치를 앞세워 경쟁력을 회복하며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경험 많은 타자의 리더십이 필요했던 한화는 7월 말 NC 다이노스에서 손아섭을 트레이드 영입했다. 당시 한화는 2026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 원을 내주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적 후 성적과 포스트시즌 활약
한화 이적 후 손아섭은 35경기에서 타율 0.265(132타수 35안타)를 기록했다. 비록 NC 시절의 0.300 타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즌 중반 합류에도 불구하고 팀 타선에 안정감을 더했다.
가을야구에서도 그는 10경기에서 타율 0.300(40타수 12안타)로 베테랑다운 꾸준함을 보였다. 특히 19년 만에 밟은 첫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333(21타수 7안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화는 LG 트윈스에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패하며, ‘우승 청부사’의 꿈은 아쉽게도 무산됐다.
3번째 FA 자격 획득, 선택의 기로에 선 손아섭
이제 손아섭은 프로 20년 차를 앞두고 세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만 38세의 나이를 고려할 때, 내년 시즌부터는 성적 하락과 외야 수비 부담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한화에서도 대부분 지명타자(DH)로 출전했다.
3개월간 한화와 함께한 짧지만 강렬한 여정 이후, 손아섭은 잔류와 FA 시장 진출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그가 다시 시장에 나온다면, 한화가 베테랑의 존재감을 다시 선택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 전망: 한화의 선택은 현실적 판단이 될 것
야구계 관계자들은 “한화가 손아섭의 경험과 타격 밸런스를 높이 평가하지만, 장기적 전력 재편과 세대교체의 기조를 고려하면 재계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다른 구단에서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타격 기술을 보유한 손아섭은 단기 계약으로 팀에 즉각적 효과를 줄 카드”라고 평가한다.
결론: 베테랑의 품격이 남긴 숙제
손아섭과 한화의 2025시즌 동행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한화는 그를 통해 경험의 가치와 리더십의 무게를 확인했다. 이제 남은 건 선택이다. 손아섭은 또 한 번의 도전을 택할까, 아니면 익숙한 팀에서 마침표를 찍을까. 그의 결정은 올겨울 FA 시장의 최대 화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