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서현 눈물의 구원승,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했다.
한화 이글스의 영건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이 길었던 가을 부진을 딛고 드라마 같은 구원승을 따냈다. 역전승이 확정된 순간, 그는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쏟으며 팀의 반격을 이끌었다.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한화는 LG 트윈스에 7-3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반격했다. 이날 김서현은 팀이 1-2로 뒤진 8회 초, 1사 1·3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김경문 감독은 비록 팀이 끌려가던 상황에서도 “끝까지 믿는다”며 김서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첫 타석에서 폭투로 3루 주자 최원영의 득점을 허용, 스코어는 1-3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김서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스틴과 김현수를 연속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 8회말, 한화 타선은 문현빈의 추격 적시타, 황영묵의 밀어내기 볼넷, 심우준의 2타점 2루타, 최재훈의 2타점 적시타로 6득점 대폭발을 일으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김서현은 9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 타자 문보경에게 안타, 박동원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대타 문성주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화 투수가 한국시리즈 승리투수가 된 것은 2006년 문동환 이후 19년 만의 기록이다.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보인 김서현은 “9회에 경기를 막은 게 너무 오랜만이라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터졌다”고 말했다. 지난 플레이오프 SSG전 이후 자신감을 잃고 흔들렸지만, 김경문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불펜 포수이자 친형인 김지현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감독님께서 저를 믿어주신다는 걸 느꼈고, 그 믿음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김서현은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를 먼저 언급했다. “제가 승리투수가 됐다는 건 신경 안 썼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했고, 그걸 위해 모든 걸 쏟아냈다. 오랜만에 팀 승리를 지켜내서 행복하다.” 이어 “이 좋은 기억을 남은 시리즈에서도 이어가겠다”며 “더 안전하게 막을 수 있도록 계속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서현의 부활은 한화의 남은 한국시리즈 반격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