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외국인 최초 다년 계약 맷 데이비슨, 82홈런 거포도 불안한 내년.
2년간 82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리그 대표 거포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 하지만 다년 계약을 맺고도 아직 다음 시즌 잔류 확정을 받지 못했다. 구단이 그의 ‘+1년 클럽 옵션’ 실행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KBO리그 데뷔 시즌에 46홈런·119타점·타율 .306(154안타)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NC 구단은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공식 다년 계약(1+1년 최대 320만 달러)을 발표했다. 그동안 ‘옵션 기반의 암묵적 다년 계약’은 존재했지만, 구단이 직접 다년 계약을 오피셜로 공개한 것은 데이비슨이 최초였다.
1년차(2025) : 보장 120만 달러 + 인센티브 30만 달러(최대 150만 달러)
2년차(2026) : 구단 옵션, 보장 130만 달러 + 인센티브 40만 달러(최대 170만 달러)
즉, 계약 연장 결정권은 선수 아닌 구단에 있다. NC가 ‘1+1 구조’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데이비슨에게 안정감을 주는 ‘선진형 계약 모델’을 도입한 셈이다.
2025시즌 데이비슨은 112경기 타율 .293(113안타) 36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여전히 강력한 장타력을 입증했지만, 전년 대비 전반적인 타격 지표는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 수: 131G → 112G
홈런: 46개 → 36개
타점: 119 → 97
득점권 타율: .237 (리그 평균 이하)
홈런 중 21개(58%)가 솔로홈런
또한 7월 초 갈비뼈 실금 부상으로 약 3주간 이탈하면서 NC가 시즌 중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시점과 맞물렸다.
데이비슨의 계약 구조상, NC 구단이 2026시즌 옵션 실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내년 연봉은 인센티브 포함 최대 170만 달러로, KBO 외국인 타자 중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리스크 관리다. 데이비슨이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부상과 컨디션 편차 리스크가 동시에 커졌다는 점, 그리고 NC가 젊은 타자 육성 플랜을 병행 중이라는 점이 고민의 핵심이다.
구단 관계자는 “데이비슨의 태도나 팀 적응력은 전혀 문제없다. 다만 시장 상황과 외국인 타자 풀을 함께 고려해 옵션 실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C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종료 이후 FA 시장에 풀리는 외국인 선수 명단을 확인한 뒤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외국인 타자 시장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일본과 대만 리그 출신 장타형 타자들의 KBO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NC 내부에서는 “데이비슨 이상의 성적을 낼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팀의 5강행을 이끈 공로와 포스트시즌에서의 베테랑다운 리더십이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NC는 오는 11월 중순까지 MLB 시장 상황을 살피며 데이비슨의 옵션 실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홈런왕의 잔류냐, 새로운 외국인 타자의 도전이냐’, NC의 선택이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