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정우주,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 중책.

한화 이글스가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둔 4차전에서 당당히 신인 투수 정우주(19)를 선발로 낙점했다. 김경문 감독이 류현진·문동주·폰세 등 베테랑 자원을 뒤로하고 루키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확실한 믿음이 있다.

한화는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삼성을 5-4로 꺾으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만들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4회초 하주석·이도윤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았지만, 류현진이 4회말 삼성 김영웅의 역전 3점 홈런과 김태훈의 솔로포를 허용하며 2-4로 뒤집혔다. 그러나 5회초 손아섭·리베라토의 2루타, 그리고 노시환의 역전 2점 홈런으로 한화는 다시 5-4로 앞서며 경기를 뒤집었다.

류현진의 뒤를 이어 등판한 김범수가 한 점 차 리드를 지킨 뒤, 6회부터 올라온 문동주는 4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문동주의 58구 역투로 4차전 선발이 불투명해지자, 한화는 결국 신인 정우주를 운명의 4차전 선발로 결정했다.

김경문 감독은 3차전 직후 “문동주가 나올 경우 정우주 등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상황에 따라 외국인 선발을 불펜으로 투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었다. 결국 그는 ‘목숨 걸고 막겠다’던 정우주의 각오를 믿고 선택했다.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정우주는 정규시즌 51경기(2선발)에서 3승 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첫해부터 불펜 핵심으로 활약하며 안정감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미 경험을 쌓았다. 플레이오프 2차전(19일)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정우주는 정규시즌 막판 두 차례 선발 시험대에서도 강한 멘탈을 증명했다.

9월 15일 키움전: 2⅓이닝 2실점 4탈삼진

9월 29일 LG전: 3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특히 LG전에서는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침착한 피칭으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는 당시 “위기 상황이 오면 목숨 걸고 막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화는 4차전에서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우되, 상황에 따라 조동욱·황준서·주현상·박상원·한승혁 등 모든 불펜 자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경문 감독은 “외국인 투수 폰세나 와이스도 불펜에서 대기할 수 있다”며 총력전 운영 의사를 밝혔다.

한화는 정우주가 초반 안정적인 피칭을 펼친다면 곧바로 불펜진으로 승부수를 던져 대구 원정에서 시리즈 마무리를 노린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원태인을 4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원태인은 올 가을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에서 NC전 6이닝 무실점, SSG전 6⅔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가을에도 강한 에이스 기질을 이어오고 있다. 정규시즌 한화를 상대로도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우위를 점했다.

류현진의 흔들림 이후, 문동주의 강속구로 분위기를 가져온 한화는 이제 19세 루키 정우주에게 마지막 승부를 맡긴다. “목숨 걸고 막겠다”던 그의 말처럼, 정우주가 대구 원정에서 팀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로 이끌 수 있을까. 모든 시선이 가을의 가장 젊은 선발 투수에게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