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와 페라자 영입 공격 올인 이후 남은 퍼즐, 한화 중견수 고민
한화 이글스의 2025~2026 오프시즌은 방향성이 분명했다. 계산보다 목표를 앞세운 선택, 그리고 그 목표는 명확히 공격력 극대화였다. 실제로 스토브리그가 끝난 시점에서 한화 타선의 체급은 리그 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공격에 집중한 만큼 전력의 균형이라는 과제도 동시에 떠안게 됐다.
■ 100억 강백호 영입, 공격력은 확실히 달라졌다
스토브리그의 분기점은 강백호 영입이었다. 한화는 FA 시장 최대어였던 강백호를 4년 총액 100억 원에 품으며 중심 타선 강화를 단행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다시 선택하면서 득점 생산력은 한층 안정됐다.
강백호, 노시환, 페라자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상대 배터리 입장에서 분명 부담스러운 구성이다. 한화가 공격 올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센터라인의 공백
문제는 그 이면이다. 주전 2루수 안치홍의 이탈, 불펜 핵심 자원 한승혁의 보상선수 이동 등은 단기 전력 손실로 이어졌다. 특히 센터라인 약화는 전력 구조상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그중에서도 중견수 포지션은 현재 한화 전력에서 가장 큰 공백으로 남아 있다. 지난 시즌 중견수를 맡았던 리베라토와 결별한 이후 수비 범위와 판단력을 동시에 만족시킬 카드가 뚜렷하지 않다. 김경문 감독이 전통적으로 중시해온 포지션이 중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단순한 포지션 공백이 아니라 전술적 리스크에 가깝다.
■ 페라자는 중견수 해답이 아니다
페라자는 공격에서는 검증된 카드지만, 수비 성향상 코너 외야가 더 적합한 유형이다. 중견수 기용 시 수비 범위와 타구 판단에서 약점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드 시장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각 구단이 주전급 중견수를 쉽게 내놓지 않는 구조에서 한화가 제시할 수 있는 카드 또한 제한적이다. 손혁 단장의 “트레이드를 이야기하면 정우주 이야기부터 나온다”는 발언은 외부 수혈의 어려움을 사실상 인정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 19세 루키 오재원의 등장
이런 상황에서 한화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내부로 향한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바로 202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자 오재원이다. 유신고 출신인 오재원은 드래프트 당시 외야수 최대어로 평가받았고 전면 드래프트 체제 이후 외야수가 전체 3순위로 지명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한화가 단순한 뎁스 보강이 아닌 팀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야수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 수비와 주루는 즉시 전력, 타격은 과제
오재원의 강점은 분명하다. 넓은 수비 범위, 안정적인 타구 판단,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는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검증돼 왔다. 청소년 대표팀 경험 역시 기본기의 탄탄함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김경문 감독의 기준에도 부합하는 요소다.
다만 타격은 현실적인 과제다. 고교 무대의 성과가 곧바로 프로 1군에서 재현되기는 어렵다. 실제로 문현빈 역시 주전급 타자로 자리 잡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오재원에게 당장 공격 생산력을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에 가깝다.
■ 공격 구조가 만들어주는 버퍼
그럼에도 한화의 계산은 분명하다. 강백호, 페라자, 노시환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확실히 버티고 있는 구조라면 중견수에게 요구되는 공격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오재원이 수비에서 안정감을 제공하고 하위 타선에서 연결 역할만 수행해준다면 팀 전체 전력의 시너지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전형적인 수비 중심 중견수 활용 시나리오다.
■ 스프링캠프가 답을 말한다
현실적으로는 이진영, 이원석 등 기존 자원들이 먼저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1라운드 전체 3순위라는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한화의 주전 중견수는 오재원이 되어야 한다는 방향성은 명확하다.
결국 관건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다. 이 과정에서 오재원이 1군 경쟁력의 단서를 보여준다면 한화는 대형 트레이드 없이도 가장 큰 약점을 내부 육성으로 메우는 성과를 얻게 된다. 이는 100억 원 FA 영입에 버금가는 가치일 수 있다.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정우주 등 투수 유망주 수집에 집중해왔던 한화가 이번에는 과감한 야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선택은 팀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과 맞물려 있다. 2026시즌 한화 이글스의 성적표는 어쩌면 이 19세 루키의 발과 글러브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