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왜 40세 베테랑 포수 이지영에게 다년 계약을 안겼을까?
SSG 랜더스가 베테랑 포수 이지영(40)과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SSG는 6일 이지영과 계약기간 2년, 총액 5억 원(연봉 4억 원, 옵션 1억 원)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KBO리그에서 40세 포수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보상 차원을 넘어, SSG가 팀 전력 구조 안에서 이지영을 어떤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선택이다.
SSG가 포수는 기록이 아닌 운영을 본 핵심 가치
SSG는 계약 배경으로 이지영의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수비, 투수 리드 능력을 강조했다. 특히 구단은 포수 포지션에서 드러나는 경기 운영 능력과 리더십, 그리고 팀 내 커뮤니케이션 중심축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포수는 단순 출장 수나 공격 지표로 평가하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경기 흐름 조율, 불펜 관리, 젊은 투수 안정화 등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기여도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SSG가 다년 계약이라는 선택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예 포수진의 가교 역할, 이지영의 존재 이유
SSG는 조형우, 이율예 등 가능성을 갖춘 신예 포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포수 포지션 특성상 경험의 축적과 현장 노하우 전수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구단은 이지영이 경기 중 투수 컨디션 파악, 상황별 볼배합 판단, 벤치와 현장 사이의 의사소통 에서 실질적인 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 백업 포수와는 결이 다른 평가다.
육성 선수에서 왕조의 안방마님까지 이지영의 커리어
이지영은 서화초, 신흥중, 제물포고, 경성대를 거쳐 2008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2009년 정식 계약 이후, 2013시즌 113경기 출전을 기점으로 삼성의 주전 포수로 자리 잡으며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수비형 포수로 확실한 정체성을 구축하며, 왕조 시절 삼성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이끈 핵심 자원이었다.
KBO 최초 삼각 트레이드의 중심 인물
커리어의 전환점은 2018년 12월이었다. 삼성, SK 와이번스(현 SSG),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가 단행한 KBO 최초 삼각 트레이드의 중심에 이지영이 있었다.
당시 삼성은 강민호 영입 이후 포수 정리가 필요했고 이지영은 키움으로 이적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선수 본인에게도 전환점이 됐다.
키움 시절 증명한 내구성과 책임감
키움 이적 후 이지영은 곧바로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특히 2022시즌에는 144경기 중 137경기 출전,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전 경기 선발 출장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선전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포수 포지션에서 이 정도 출전 비중은 체력, 관리 능력, 책임감을 동시에 증명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FA 이후 SSG 합류, 그리고 다시 평가받은 가치
2023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이지영은 키움과 SSG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한 번 유니폼을 바꿨다. SSG는 현금 2억 5천만 원과 2025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주며 그를 영입했다.
이지영은 이적 후 2024시즌 123경기, 2025시즌 76경기에 출전하며 전력의 한 축으로 기능했다. 단순한 베테랑 소비가 아닌, 계획된 활용이었다는 점이 이번 다년 계약으로 다시 확인됐다.
팬 문화 발언과 페어플레이상, 리더형 베테랑의 상징성
이지영은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2022시즌 종료 후 KBO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고 유기견 봉사, 기부 활동 등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왔다.
최근에는 팬 문화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선수와 팬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성숙한 문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베테랑 선수로서의 시선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숫자로 보는 커리어, 그리고 숫자 너머의 가치
이지영은 통산 15시즌 1469경기, 타율 0.278, 1100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SSG가 평가한 핵심은 성적표가 아니라 팀 구조적 기여도였다.
● 젊은 포수 육성
● 불펜 안정화
● 클럽하우스 리더십
결론: SSG의 다년 계약은 선물이 아닌 전략이다
SSG가 40세 포수에게 다년 계약을 안긴 이유는 명확하다. 이지영은 여전히 경기를 읽고 투수를 살리면서 팀을 안정시키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은 감성적인 예우가 아니라 현재 전력과 미래 육성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판단에 가깝다. 그리고 그 판단의 중심에는 여전히 마스크 뒤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베테랑 포수 이지영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