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비FA 다년 계약 재추진 가능성, 5번 영구결번 향한 현실적 시나리오
구자욱은 현재 KBO 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독특한 커리어 경로를 걷고 있는 타자다. 2022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5년 최대 120억원 규모의 비FA 다년 계약은 당시 기준으로 비FA 계약 사상 최초의 100억원 돌파 사례였다. 이는 단순한 연봉 계약을 넘어 구단의 중장기 전력 설계와 프랜차이즈 핵심 자원에 대한 신뢰가 결합된 상징적인 선택이었다.
계약 첫해였던 2022시즌 성적은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다. 99경기 출전, 타율 0.293, 5홈런, OPS 0.741로 수치만 놓고 보면 조정 국면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하락에 불과했다. 2023시즌에는 119경기에서 타율 0.336, OPS 0.901을 기록하며 빠르게 반등했고 2024시즌에는 129경기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OPS 1.044라는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2025시즌 역시 흐름은 안정적이었다. 142경기 전 경기급 출전 속에서 타율 0.319, 19홈런, 96타점, OPS 0.918을 기록하며 꾸준함과 내구성을 동시에 증명했다. 특히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은 특정 시즌의 반짝 활약이 아닌 리그 전반에서 인정받는 포지션 최상위 자원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이러한 성과를 종합하면 2026시즌까지 유사한 퍼포먼스를 유지할 경우 FA 시장에서의 평가 가치는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 라이온즈가 다시 한 번 FA 이전 단계에서 비FA 다년 계약을 검토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력 안정성, 팀 상징성,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 유지라는 측면에서 구자욱은 단순한 주전 외야수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수 본인의 의지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구자욱은 최근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삼성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밝히며, 자신의 등번호 5번이 삼성의 다섯 번째 영구결번으로 남기를 바란다는 목표를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감성 발언이 아니라 시장 가치보다 팀과의 동행을 우선시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의 영구결번은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 오승환(21번)까지 총 네 개다. 구자욱이 여기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야수 중심 프랜차이즈 계보를 잇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현역 선수 시점에서 이러한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힌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더욱 커진다.
만약 이번에도 비FA 다년 계약이 성사된다면 이는 사실상 구자욱의 원클럽맨 커리어를 확정짓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관심사는 명확하다. 삼성 라이온즈가 구자욱에게 어느 수준의 장기 계약을 제시할 것인지 그리고 그 결정이 구단 역사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인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