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선수협회 회장 이종범, 시즌 중 KT 떠난 논란에 공식 사과.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KT 위즈 코치를 중도 사임하며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의 제5대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과거 자신의 선택을 두고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종범 회장은 5일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5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과의 뜻을 직접 전했다. “팀을 떠날 당시 과정이 잘못됐고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팬들에게 많은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의 출발은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였다. 이종범 회장은 시즌 중 프로그램 출연과 감독 제안을 이유로 KT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했고 구단의 만류에도 협의 끝에 팀을 떠났다.

정규시즌 전반기조차 끝나기 전에 코치직을 내려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KT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는 중이었기에 팬들은 팀을 떠나는 그의 결정에 큰 실망과 비판을 보냈다.

이날 사과는 그 논란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한은회 회장으로서 야구계에 헌신하며 죄송한 마음을 갚겠다”고 약속했다.

한은회는 2013년 설립된 프로야구 은퇴선수 단체로 야구캠프, 티볼대회, 야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야구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역대 회장은 이순철 해설위원이 1·2대, 안경현 위원이 3·4대를 맡았고, 이종범 회장은 앞으로 3년 임기를 수행한다.

한은회는 과거 사단법인 일구회와 조직 통합을 논의했으나, 초상권·성명권 문제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갈등이 발생한 바 있다.

이종범 회장은 해당 갈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 “이순철 전 회장 시절부터 일구회와 통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두 조직이 나뉘어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외부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두 단체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일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며 “독단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한은회 회원들과도 충분히 의견을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KT 논란에 대한 공개 사과와 더불어 은퇴선수 협력 체계 재정비까지 언급하며 새 회장으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한 셈이다.

야구계의 상징적 인물인 이종범이 다시 중심 역할을 맡게 된 가운데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