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대표팀 탈락, 대체자 유영찬 발탁.
김서현이 결국 대표팀 1차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부진이 계속되면서 끝내 경쟁에서 버티지 못한 모습이다.
KBO는 3일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1차 전지훈련 참가 국내 선수 29명을 발표했다. 해당 선수들은 해외파가 합류하면 최종 30인 엔트리를 구성하는 핵심 멤버가 된다.
대표팀은 1월 9일부터 사이판에서 1차 캠프를 시작한다. 이후 오키나와에서 2차 훈련을 실시한 뒤 본선에 나선다.
대표팀은 이미 한국시리즈 종료 후 체코와 일본을 상대로 두 차례씩 평가전을 치른 바 있다. 당시에는 젊은 선수 위주의 실험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 명단은 구성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변화는 한화 마무리 김서현의 탈락이다. 김서현은 시즌 막판부터 급격한 부진에 빠졌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치명적인 홈런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체코·일본 평가전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약체 체코전에서 홀로 실점하며 경기 흐름을 끊는 장면은 대표팀 측에도 결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
결국 사이판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표팀은 마무리 보강이 필요했고, 그 대체자로 LG 트윈스의 마무리 유영찬을 선택했다.
유영찬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2승 2패 1홀드 21세이브를 기록하며 LG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후반기에 제구 난조를 겪긴 했지만, 전체적인 안정감과 확실한 존재감은 여전히 빛났다.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장면도 있었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5차전 최종 우승 세이브 투수까지 맡았다. 데뷔 첫해 마무리를 꿰찼던 2023년만큼의 폭발적인 구위는 아니지만, 여전히 대표팀이 활용하기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
류지현 감독은 유영찬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각 팀 마무리들을 떠올려봤을 때, 위기 상황에서도 가장 흔들리지 않고 제구를 유지할 수 있는 투수가 유영찬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헛스윙 유도 비율이 좋고, 포크볼과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모두 강점”이라며 기술적 장점을 높이 평가했다.
즉, 대표팀은 김서현이 보여주지 못한 안정감과 변화를 유영찬에게서 본 셈이다. 결국 대표팀의 선택은 ‘현재의 확실성’을 중시한 결정이었다.
김서현에게는 아쉬운 결과지만, 유영찬에게는 국제대회 첫 무대를 발판으로 삼을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