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kg 태권도 파이터 크리스 바넷, UFC 공식 방출.

120kg의 거구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태권도 기술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헤비급 파이터 크리스 바넷(미국)이 UFC에서 공식 방출됐다.

미국 종합격투기 전문 매체 셔독(Sherdog)의 톰 필리 기자는 11일(한국시간) “팬들이 사랑한 태권도 파이터 크리스 바넷이 UFC 321 패배 이후 로스터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바넷은 지난달 25일 열린 UFC 321에서 햄디 압델와합(이집트)에게 3라운드 판정으로 완패했다. 경기 내내 체력과 레슬링에서 밀리며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경기 종료 후 만장일치 패배 판정을 받았다. 이번 부진이 방출 결정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UFC는 다음 달 열릴 UFC 322를 앞두고 로스터 재정비를 단행했으며, 바넷 외에도 커트 홀로바우와 키퍼 크로스비 등 세 명의 파이터가 함께 명단에서 제외됐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컨텐더 시리즈를 통해 새롭게 영입되는 신예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라며 향후 UFC 322 이후에도 추가 방출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바넷의 방출 소식에 팬들은 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4년 반 동안 UFC 무대에서 활약하며 독특한 개성과 엔터테이너로서의 매력을 발산했다. 120kg이 넘는 체중에도 불구하고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스핀 킥, 점프 백킥 등 민첩한 움직임을 구사하며 “헤비급에서 보기 드문 예술가형 파이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21년 UFC 268에서 지안 빌란테를 상대로 성공시킨 스핀 훅킥 KO는 지금까지도 팬들이 회자하는 명장면이다. 당시 그는 화려한 백스핀 킥으로 상대를 쓰러뜨린 뒤, 경기 종료 후 비보잉 세리머니를 펼치며 전 세계 격투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넷은 UFC 진출 전 한국 격투기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로드 FC 무대에서 활약하며 명현만과 두 차례 맞붙어 패배했지만, 심건오와 알렉산드루 룬구를 상대로는 TKO 승리를 거두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미국으로 복귀한 그는 UFC 진출에 성공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그의 방출 소식이 전해진 후 SNS와 유튜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태권도 베이스 헤비급은 유일했다”, “팬서비스까지 완벽했던 선수라 아쉽다”, “벨라토르나 PFL에서 다시 보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바넷은 향후 행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복귀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여전히 강력한 파워와 인상적인 타격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단체에서도 그를 향한 러브콜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