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선수협회, 핵심 현안 허구연 총재와 면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10일 오후 KBO 허구연 총재를 직접 만나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 피치클락, 아시아쿼터 제도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선수단 입장을 전달했다. 선수협은 “제도 시행의 취지는 존중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세부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협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호텔에서 제3회 정기이사회를 개최해 약 2시간 30분 동안 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오후에는 허구연 총재와 면담을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선수협 관계자는 “KBO가 ‘선수들과 충분히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며 “오늘 면담을 통해 선수단의 목소리를 직접 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논의된 주요 안건은 ▲아시아쿼터 ▲ABS 개선안 ▲피치클락 세부 항목 등이다.
KBO는 내년 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제도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야구 외에도 이미 K리그(축구), KBL(농구), KOVO(배구) 등이 유사 제도를 운영 중이다.
선수협은 아시아쿼터의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세부 기준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 선수까지 포함하면 기존 외국인 제도와 차이가 없다. 일본·대만 등 실질적 아시아권 리그 소속 선수로 한정해야 제도의 의미가 산다.”
또한, 단순히 선수 영입에 그치지 않고 해당 국가와의 MOU 체결을 전제로 코치 파견·기술 교류 등 리그 간 상호 발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선수협은 ABS 도입 취지에는 찬성하면서도, 현재 시스템의 구장별 편차와 신장 차이에 따른 존 설정 문제를 지적했다. “구장마다 스트라이크존의 크기가 미세하게 다르고, 타자·투수가 느끼는 판정 기준이 일정하지 않다. KBO가 ‘문제없다’고 단정짓기보다,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이날 논의에서는 투수·타자의 체형별 스트라이크존 자동 보정 기능 강화, 심판 보조 역할 확대 등 기술적 보완 방안도 함께 검토됐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피치클락 제도 강화에도 선수협은 원칙적 찬성을 표했다. 다만, 일부 세부 규정은 “도입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지적했다. 반면, 타자의 타임 요청을 경기당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이자는 안건은 선수협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장에서 만난 양현종(KIA 타이거즈) 선수협 회장은 “KBO가 선수 의견을 존중해주길 바란다. 제도가 바뀌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 결국 선수들이다. 무엇보다 꾸준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면담은 단순한 제도 조율을 넘어, KBO와 선수협 간 ‘협의 중심 리그 운영’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