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베테랑 타자 김현수(37)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됐다. 4+2년 계약의 ‘+2년 옵션’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2년 25억 원 규모의 자동 연장 계약이 무산됐지만, C등급 FA로 시장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현수는 2018년 미국 생활을 마치고 KBO리그로 복귀하며 LG와 4년 총액 115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고, LG와 4+2년 총액 115억 원(4년 90억 + 2년 25억)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 중 ‘+2년 옵션’은 4년간 누적 성적을 기준으로 자동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였다.
LG 차명석 단장은 “김현수가 옵션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LG 단장은 “선수가 FA를 신청할 수도 있고, 옵션은 채우지 못했지만 내부적으로 다시 계약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수가 FA를 신청하면 이는 세 번째 FA가 된다. KBO 규정상 세 번째 FA는 C등급으로 분류된다. C등급 선수는 이적 시 원 소속 구단이 선수 보상을 요구할 수 없으며, 이적 구단은 전년도 연봉의 150%만 보상하면 된다. 김현수의 올해 연봉은 5억 원으로, 보상금은 약 7억 5000만 원 수준이다.
즉, 다른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은 계약 구조다. 보상선수 없이 즉시 전력감 베테랑을 영입할 수 있어, ‘저위험·고효율 카드’로 평가된다.
김현수는 올 시즌에도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했다. 140경기 출전, 타율 .298(483타수 144안타), 12홈런, 90타점, 출루율 .384, 장타율 .422, OPS .806을 기록했다. 특히 2년 연속 한 자릿수 홈런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과 달리, 장타 지표가 개선되며 여전히 생산력 있는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옵션을 충족하지 못해 2년 25억 계약이 무산됐지만, 이는 김현수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허경민(두산) 역시 3년 20억 옵션을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서 KT와 4년 최대 40억 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김현수 또한 본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재계약 또는 타 구단 이적 중 더 유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는 옵션 실패로 인해 오히려 FA 시장에서 더 큰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여전히 리그 정상급 출루 능력을 유지하는 베테랑 타자이자 팀 리더십을 겸비한 존재인 만큼, ‘C등급 FA 김현수’는 올겨울 시장의 숨은 핵심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