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무대를 경험한 투수들이 KBO리그에 복귀할 때마다 항상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바로 ‘100억 프리미엄’이다. 성적은 미미하지만,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 거액 계약을 따내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미국 물만 먹어도 100억이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LG 트윈스의 간판 마무리 고우석이 있다. 2023년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끝판왕’으로 군림했던 그는 시속 150㎞ 후반대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미국 진출 이후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한 채 2년간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뚜렷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LG의 고민: 상징성과 현실 평가 사이
LG는 전력 유지 차원에서 고우석의 복귀를 간절히 원한다. 마무리 한 자리만 안정돼도 팀 전체의 불펜 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협상 테이블 위의 금액이다.
상징성 중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우승 주역인 고우석에게 예우를 갖춘 대형 계약을 제시할 가능성.
현실적 평가: 해외 성적 부재와 리스크를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계약을 제한할 필요성.
몸값 산정의 핵심 변수
고우석의 계약 규모는 단순히 ‘실패한 해외파’냐, 아니면 ‘간판 마무리의 상징성’을 유지할 인물이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LG가 우승 전력의 연속성을 선택할지, 재정적 합리성을 택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결국 이번 협상은 단순한 ‘몸값 논쟁’이 아니라, LG 트윈스가 구단 운영 철학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