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5000억 인수 제안도 거절’ 토트넘, 매각 대신 1900억 투자 택한 이유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구단의 최대 주주인 루이스 가문(Lewis Family)은 ENIC Sports & Development Holdings를 통해 1억 파운드(약 1900억 원)를 신규 자본으로 투입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매각 대신 ‘내실 강화’와 ‘장기 경쟁력 확보’라는 방향으로 명확히 선회했다.
루이스 가문, 토트넘에 1억 파운드 추가 투자 발표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루이스 가문이 ENIC을 통해 1억 파운드를 투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이번 투자를 “단순한 자본 확충이 아닌 토트넘의 재정적 안정성 및 장기적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며, 향후 지속 가능한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비상임 회장 피터 채링턴은 공식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의 목표는 구단의 안정성을 공고히 하고, 경영진이 명확한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루이스 가문 또한 이러한 야망을 공유하며, 이번 투자는 그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다.”
경영진 교체와 함께 변화의 바람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투입이 아닌 경영 체계 전환의 신호로도 읽힌다. 지난달 25년간 구단을 이끌어온 다니엘 레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전 아스널 CEO 벤카테샴이 새 수장으로 부임했다. 이에 루이스 구단주가 직접 재정 참여에 나서며 구단 운영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과거 레비 체제의 토트넘은 ‘짠물 경영’으로 유명했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 대신, 과감한 선수 영입과 투자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로 인해 ‘유럽 상위권 클럽’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투자 결정은 ‘보수적 운영’에서 ‘공격적 성장 전략’으로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토트넘, ‘야망의 구단’으로 재도약 예고
토트넘은 향후 스타 선수 영입, 유소년 아카데미 시스템 강화, 시설 확충 등 다양한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단기적 성적이 아닌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적 개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으로 17년 만에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토트넘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다시 한번 ‘우승 DNA’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8조5000억 매각 제안 거절... “토트넘은 루이스 가문의 구단”
한편, 최근 제기된 매각설은 이번 발표로 사실상 일단락됐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GOAL.com)은 “미국 기업가 브루클린 에릭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45억 파운드(약 8조5000억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했지만, 토트넘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루이스 가문은 “어떤 상황에서도 토트넘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구단과 운명을 함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 분석: 토트넘의 전략적 선택
이번 투자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브랜드 가치 강화, 재정 구조 개선, 글로벌 팬 기반 확대를 위한 전략적 행보다. 루이스 가문의 지속적인 자본 투입은 구단의 독립성과 장기적 성장성을 지키기 위한 ‘자체 성장 모델’로 평가된다.
즉, 토트넘은 매각을 통한 단기 이익보다, 자본 재투자를 통한 장기적 자립을 선택한 셈이다. 이는 앞으로의 유럽 축구 시장에서도 하나의 성공적 모델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