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KIA 타이거즈의 ‘살아 있는 전설’ 최형우(42)가 또 한 번 KBO를 놀라게 했다.
리그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던 그는 2025시즌에도 지명타자 부문 수상 1순위로 꼽히며, 20대 전성기 FA 최대어 강백호(KT)를 완벽히 제쳤다.
KBO는 9일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지명타자 부문에는 최형우와 강백호가 이름을 올렸지만, 모든 지표에서 최형우가 압도적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 133경기 타율 0.307(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OPS 0.928을 기록했다. 출루율(.399)과 OPS(0.928)는 리그 전체 5위, 장타율(.529)은 7위, 홈런은 공동 7위에 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자신이 세운 KBO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40세 11개월 27일) 기록을 스스로 다시 갈아치울 전망이다.
한편 경쟁자인 KT 위즈 강백호(25)는 부상 여파로 올 시즌 아쉬움을 남겼다. 발목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며 95경기 타율 0.265, 15홈런, 61타점, OPS 0.825로 주춤했다. FA 시장에서는 여전히 100억 원 이상이 거론되지만, 순수 성적만 놓고 보면 최형우의 완승이다.
42세의 베테랑이 20대 전성기 타자를 제친 셈이다. 타율·출루율·장타율·OPS 등 대부분의 핵심 지표에서 최형우가 강백호를 압도했다.
KIA는 시즌 초반부터 김도영·나성범·김선빈 등 핵심 타자들이 연쇄 부상으로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최형우는 단 한 번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꾸준한 컨디션 유지와 철저한 자기 관리로 팀의 중심을 잡으며 젊은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42세의 나이에도 KBO 상위 10% OPS, 리그 정상급 장타력, 그리고 압도적인 타석 집중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 가치는 여전히 절대적이다.
최형우는 2016시즌 후 KIA와 첫 FA 계약(4년 100억 원)을 맺었고, 2020시즌 후엔 두 번째 FA 계약(3년 37억 원)을 체결했다. 이후 2024시즌을 앞두고는 1+1년 총액 22억 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 잡았다.
KIA에서만 9년간 누적 금액 159억 원, KBO 역대 최고 수준의 커리어 가치를 증명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성적으로 인해 세 번째 대형 계약 가능성이 다시 열리고 있다.
KIA는 여전히 4번 타자를 대체할 후계자를 찾지 못했고, 최형우는 리더십과 경기력 모두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평가된다. 장기 계약은 어려워도, 구단이 예우 차원에서 비FA 다년 계약 형태로 잔류 제시를 할 가능성이 크다.